[변정환의 와인경제] 03. 와인 구매에 대한 단상(Purchasing wine from an unknown seller)

2021.04.30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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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구매에 대한 단상(Purchasing wine from an unknown seller)

 

와인을 구매하는 일이 당신은 편안한가만약 당신이 와인을 잘 알지 못하는 초보자이거나 그 와인매장에 처음 간다면 어떤 느낌일까모 백화점 와인매장으로 와인을 구매하러 갔다코로나 19 감염병 때문에 텅 빈 백화점 식품 매장임에도 와인매장은 프로모션 행사 중이라 사람들로 북적거렸다처음 보는 판매자에게 원하는 지역과 와인 스타일을 말해주고 위치를 물어 봤다.

 

판매자의 추천 와인은 지인들로부터 품질이 평이하다는 말을 여러 번 들은 와인. 10분 정도 떨어진 다른 매장에서는 심지어 백화점 할인가보다 가격은 5,000원 더 싸게 판매하고 유명 와인 잔까지 끼워주는 매우 핫한 프로모션 제품이었다상황은 이렇다.

 

: “죄송하지만 이 와인은 제게 안 맞는 것 같은데 다른 와인을 추천해 주시겠어요?”

직원: “드셔보시긴 했어요?(퉁명스럽게)”

: “아 네저에겐 안 맞는 와인인 것 같아요(겸연쩍어 하며).”

직원: “여기 이 두 병의 와인을 보세요같은 지역 와인으로 둘 다 지금 할인하고 있어요(급히 사라짐).”

 

결국 그 지역 와인이 아닌 다른 수입사의 와인을 찾아서 구매하고 매장을 나왔다마음 한 켠이 불편했고 방금 나눈 대화에서 내가 실수한 것이 없나 생각해 봤다.

 

나의 생각내가 말 실수를 했나조금 더 아는 척을 해야 했나오늘 입고간 옷이 너무 어색했나아니면 계산대에서 정산에 바쁜 나를 아는 직원에게 나 왔어요하고 마스크를 내려서 얼굴 보여주고 마냥 기다려야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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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미지는 본문의 내용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곳에서의 와인병의 디스플레이입니다>



이런 일은 흔한 일이 아니다내가 만난 대부분의 판매원은 정성스레 손님을 응대하며 각 수입사의 와인에 대해 깊이 있게 설명하고 그날의 와인 판매를 책임지는 와인 전문가들이다그러나 이 경험에서 느낀 부분은 한동안 잊고 지냈던 와인 구매에 대한 두려움이었다사실와인 초보시절엔 매장에 가는 것이 너무 무서웠다너무나 많은 와인이 쌓여 있는 공간병에 적혀 있는 평생 처음 보는 글자들과 함께희고 검은 단정한 유니폼을 갖춰 입은 멋진 선남선녀들이 다가와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도무지 무슨 말인지 몰라서 뭐부터 말해야 할지 몰라 당황했던 그 경험이다바로 소비자가 와인구매에서 느낄 판매자와의 거리감이다.



아마도 그 판매자는 판매경험이 오래되지 않은 직원일 수도 있고 갑자기 많아진 손님으로 지쳐버린 상태일 수 있다또는 날 만나기 전 버릇없는 손님에게 당한 화가 내게 전해진 것일 수도 있다확실한 사실은 내가 그 매장을 다시 찾기까진 분명히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될 거란 사실이다.


 


WRITTEN BY 변정환 (Junghwan Byun)


Wine Writer, WSET Level 4 Diploma 취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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