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와인은 마음!

2021.04.04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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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도우로밸리의 아름다운 테라스식 포도밭. 


장마철 폭우로 상처받는 사람이 유난히 많은 여름, 이리저리 마음이 쓰린 계절이다. 잔뜩 머금은 빗물 쏟아붓고 가벼이 사라진 구름처럼 이런저런 이유 다 내려놓고 상처 난 마음 보듬어야 할 시점, 언제 그랬냐는 듯 더위는 찾아오고 시간은 무심히 지나가 버린다. 그저, 상처 난 마음 보듬어주는 인정이 넘쳐나길 빌어본다. 마음이 가벼워지면 좋겠다.


마케팅의 바이블로 불리는 책 ‘포지셔닝’에서 공동 저자 알 리스와 잭 트라우트는 “마케팅 전쟁은 시장이 아니라 소비자의 마음속에서 벌어진다”고 했다. 과거 마케팅 전략의 핵심은 잠재 고객의 마음속에 회사와 제품 이미지를 인식시키는 것이었다. 모든 성공한 제품, 브랜드, 기업은 소비자 마음속에 강력하고 독특한 포지션을 차지했다. 하지만 기술 발달로 연결된 세상, 뉴웨이브 시대로 가는 변화의 길목에서 기업의 일방적인 브랜드 포지셔닝은 수평적인 관계를 원하는 현대 소비자에게 맞지 않다. 인터넷 발달로 검색과 개인 가치판단으로 행동하는 소비자에게 미치는 기업의 영향력은 줄고 있다.

포지셔닝 대신 ‘가치’와 관련성이 높고 일관성 있는 콘텐츠로 잠재 소비자를 유치하고 유지하는 콘텐츠 마케팅,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전통적 마케팅에서 벗어나 다양한 메시지를 많은 고객에게 여러 홍보채널로 전달하는 다차원 접근방식인 ‘브랜드 저널리즘’이 중요해진다.

마음은 “일반적으로 ‘정신’이라는 말과 같은 뜻으로 쓰이지만, ‘정신’에 비해 훨씬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뜻으로 쓰이는 일이 많다.” 시대 변화에 따라 마케팅 전략도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핵심에는 항상 수익성 있는, 고객 행동을 유도하기 위한 ‘마음 전략’이 있다.

와인도 마찬가지다. 

와인은 느낌이다. 어떤 경험에서 비롯되는 순간적인 반응을 표현하는 느낌이 좋은지, 싫은지 뚜렷하게 구분된다. 와인은 감성이다. 감각이나 기분에 따라 ‘좋고 싫은’ 감성에 따라 선택한다.

와인은 마음이다. 마음이 가지 않고 느낌이 없는 사람에게 감동이 없는 것처럼 내 마음이 가는 와인이 좋은 와인이다.

주변의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한다. 시간도, 계절도, 날씨도, 그 속에 묻혀 사는 사람의 마음마저도 예전 같지 않다. 상실의 시대. 끝 모를 추락을 경험하는 살벌하고 비정한 환경이다. 실패하더라도 도전해 봐야 후회가 남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고통을 견디고 꿈을 꾸며 우직하게 먼 길을 걸어온 우리.

가끔 외롭거나 마음을 짓누르는 허허로움을 느낄 때, 상실감이 바닥을 치기 전 와인 한 잔으로 자신을 위로해보자. 스스로 일어나 나의 ‘마음’을 이해해줄 친구와 와인 한잔하는 여유. 올해 여름은 마음을 다 비우고 가벼이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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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가톨릭대 와인전문가과정 책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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