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준이 만난 사람들(2) – 루시옹와인협회의 에릭 아라실(Eric Aracil)

2021.05.06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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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준이 만난 사람들(2) – 루시옹와인협회의 에릭 아라실(Eric Aracil)

 

지난 10 27일에 서울에 도착해서 일주일 동안 다양한 행사를 마치고 다음 목적지인 싱가포르로 떠나기 전날인 11 2일의 오후 늦은 시간에 루시옹와인협회(CIVR)의 차장 겸 수출담당 매니저인 에릭 아라실(Eric Aracil)과 단둘이 그가 머무르던 숙소의 호텔 커피숍에서 만났다짧은 인터뷰를 하기 위해 사전에 30분을 예약해 놓았지만 내게 단 1분도 시간을 내주지 못했다출장 중인데도 쏟아져 들어오는 급한 일들을 처리해야 했기 때문에 커피숍에서 노트북 앞에 앉은 그의 모습을 그냥 바라보아야만 했다미안하다면서 웃는 그와 다음 목적지로 함께 이동하는 중에 대화를 해야만 했다.

 

금년에 벌써 세 번째로 한국을 방문한 에릭(Eric)은 친한파이다중국벨기에독일캐나다미국이 루시옹 와인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이고우리가 일본에 비해서도 루시옹 와인의 수입이 적지만 한국에 와서 루시옹 와인 마케팅 하는 것을 좋아한다그 이유는 한국이 저렴한 와인보다는 미디엄 레인지부터 탑 레인지까지 루시옹 와인을 수입하는 중요한 시장이고한국을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한국사람들이 늘 웃고 친절하며한국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이 즐겁고음식이 맛있다고 말한다또한 한국사람들 중에서는 여러 분야에서 열정이 있는 사람들특히“Big Worker”들이 많은 것 같다고 설명한다.

 

한 번이라도 더!

에릭이 한국을 방문하면 루시옹 와인에 대한 마스터 클래스를 한 번이라도 더 하려고 한다그를 가까이 접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이러한 에릭의 열정을 알고 있다에릭이 마스터 클래스를 너무 많이 해서 사람들을 모으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을 관계자들이 할 정도이다그가 마스터 클래스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얼마나 철저하게 준비하는지 놀랠 정도다지난 10월 29일 서머셋 팰리스 서울 2층 세미나실에서 오전 11시에 루시옹 와인에 대한 그의 마스터 클래스가 열렸는데 이미 2시간 30분 전에 세미나실에 도착해서 모든 것을 점검하는 것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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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29일 서머셋 팰리스 서울에서 열린 TastyWines 행사에서 열린 루시옹 와인 마스터 클래스>

 

 

지난 11 1일 저녁에는 금년에 루시옹에 초대 받아서 다녀온 와인업계 종사자와 친분을 쌓기 위한 디너를 경복궁 근처에서 가졌다나 같으면 이날 하루는 쉬면서 서울 시내 관광이라도 할 텐데..... 이날 그가 경복궁에 가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척이나 놀랬다.

 

단순히 마스터 클래스뿐만이 아니다루시옹 와인이 제공되는 디너 행사에서 음식과 와인의 매칭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사전에 메뉴를 확인하고 이에 맞추어 와인들을 선정하며 디너가 진행되는 동안에 각 와인에 대한 설명을 빠뜨리지 않는다해외 출장 중에만 그런 것이 아니다루시옹에서 손님들을 맞이할 경우에는 더욱 철저하게 마리아주를 생각한다.

 

이번 출장은 서울을 시작으로 싱가포르홍콩중국에서 3주 반을 보내게 된다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해외출장을 하며 그가 출장으로 루시옹을 비우는 날과 루시옹에서 바이어소믈리에기자 등 타 지역 와인업계 종사자들을 맞이하는 날이 일년에 약 235일 정도가 된다고 한다여기에 사무적인 업무처리를 생각하면 그의 업무량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다그러나 2013년에 그를 처음 만나게 되었고 일년에 적어도 2-3회 그를 만나지만 나는 한 번도 그에게서 불평을 듣거나 피곤해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도대체 이러한 에릭의 열정은 어디에서 생겨났을까그가 일화를 하나 들려준다본인이 와인 양조를 대학에서 전공하고 이어서 와인업계에서 일하고 싶다는 결정을 했을 때 와인을 생산하던 부친이 그에게 열정 없이 그런 선택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에릭도 수긍했다고 한다그러나 이러한 열정도 루시옹 와인에 대한 자신이 없으면 유지하기 힘들 것이다에릭은 다양하고품질이 좋으며가격이 착해서 루시옹 와인이 좋다고 설명한다한마디로 drinkability 면에서 우수하다고 부연한다.

 

에릭은 소믈리에특히 한국의 소믈리에들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첫째한국의 소믈리에들이 아주 우수하며둘째다른 나라에서보다도 소믈리에들이 수입사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국내에서 루시옹 와인 프로모션을 하면서 그가 왜 점점 더 소믈리에들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이를 통해서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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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 Marriot Hotel Seoul에서 정하봉 소믈리에와 함께>

 

 

대학에서 생물학농업양조학을 전공한 에릭은 21세에 컨설팅 양조가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5년 후에는 와인강사로 직업을 바꾸었다. 1996년부터 루시옹와인협회에서 양조가로 활동하면서 수출업무도 보았는데마침내 2000년에 루시옹와인협회(CIVR)의 수출 담당 매니저로 임명되었다유럽연합의 그르나슈/가르나차 프로모션 프로젝트를 추가로 맡아서 European Garnacha/Grenache Quality Wines Associate Project Manager의 타이틀을 달고 남프랑스와 스페인의 그르나슈/가르나차 품종 프로모션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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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대전에서 그르나슈/가르나차 마스터 클래스를 하는 에릭과 스페인의 소피아 곤잘레스 마티네즈(Sofía T. González Martínez)>

 

루시옹의 포도밭 중 50~55%는 유기농이나 바이오다이나믹 방식으로 재배된다비율로 따지면 프랑스 내에서 1위라고 한다에릭과 헤어지면서 앞으로 이 부분을 강조하면 루시옹 와인에 대한 관심을 더 많은 수입사가 갖게 될 거야.”라고 말했더니 에릭이 씩 웃는다벌써 그의 웃음이 그리워진다.

 

WRITTEN BY 박찬준 (Chan Jun Park)

Wine Writer / Consultant / University Lecturer

Asia Director of Asia Wine Tr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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