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한국 와인 시음회 후기 -영동와인-

2021.05.09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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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한국 와인 시음회 후기 -영동와인-
지난 5월 21일 이태원 ‘월향’에서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주최한 한국 와인 시음회 행사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그 첫 번째로 영동지역에서 생산된 와인들이 선보였는데, 이미 여러 와인 품평대회에서 수상하여 품질을 인정받은 와인들을 대상으로 시음이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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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의 포도 재배 면적은 총 2,195헥타르에 달하며 이는 전국 총 면적의 12.8%에 달하는 수치다. 총 45개의 와이너리가 있으며 대부분 직접 포도를 재배하는 농가형 와이너리다.  

영동은 매년 ‘영동포도축제’를 비롯해 ‘대한민국와인축제’ 등의 다양한 축제를 통해 판매를 이끌고 있으며 이로 인해 약 40만 명의 관광객이 영동을 찾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영동군은 추가로 116억의 사업비를 들여서 약 400m 길이의 와인 터널을 조성하기도 했다.

영동은 일조량이 풍부하면서도 포도성숙기의 일교차가 20도 이상 나기 때문에 포도가 잘 익는 것은 물론 풍부한 산도와 아로마를 표현해내기 유리하다.
바다에서 멀리 떨어진 내륙으로 대륙성 기후의 특징을 보여주며 충북에서 가장 따뜻한 지역에 해당한다. 연평균 강우량은 약 1,150ml 이며 이 중 절반 이상이 여름철에 집중되는 전형적인 하계 다우형이다. 
토양은 대부분 퇴적토로 비옥하며 배수는 양호한 편이다. 주로 재배하는 품종은 캠밸 얼리(Campbell Early)이며 그 다음으로 MBA 품종을 재배한다. 
캠밸 품종은 한국을 대표하는 식용 포도 품종으로 신맛과 특유의 향이 강해서 와인으로 만들어졌을 때 폭시(Foxy)한 향이 난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최근엔 양조기술의 발달과 생산자들의 노력으로 상당부분 개선되고 있다. 
이날은 총 5종의 와인을 시음했는데 간단한 시음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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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컨츄리 농원 산머루 와인, 캠벨 와인

1. 컨츄리 농원, 산머루 와인

짙은 루비 컬러의 와인으로 캠벨이나 MBA 품종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훌륭한 색상을 가지고 있다. 매우 신선한 향이 특징이다. 
알이 작은 검은 과일, 피톤치드, 삼나무 향이 느껴지며 오크 향이 약간 더해져도 잘 어울릴 것 같다. 풀 바디 와인으로 적정 시음온도는 16도~17도라고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머루 품종의 잠재력을 굉장히 높게 평가하는데 보통의 머루 와인들이 구조감은 상당히 좋은 것에 비해 탄닌이 지나치게 거칠거나 산도가 튀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와인은 과일의 밸런스를 상당히 잘 살리고 있다. ‘과일향의 보존’이 이 와이너리의 최고 장점이라고 생각된다.
산화방지제를 사용하지 않아서 산화에 취약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양조 과정에서 노력을 기울였는지 아주 좋은 컨디션이었다. 
그러면서도 이산화황을 잘 못 사용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부정적인 향은 하나도 없어서 근래 접해본 머루 와인 중 가장 좋다는 평가를 하고 싶다.

2. 컨츄리 농원, 캠벨
반짝이는 체리 레드 빛의 와인이다. 신선한 붉은 과일 향과 한국인이 태어나서 처음 맛보게 되는 캠벨 포도의 향을 가득 담고 있다. 레드 와인이지만 적정 서브 온도는 12도~14도라고 생각된다.
국내 유통되는 캠벨 와인들에 비해서 신선한 과일 향이 더욱 잘 살아있다. 이는 새벽수확의 영향이라고 추측된다. 
흔히 말하는 캠벨 포도의 부정적인 향인 폭시(Foxy)한 향이 적고 포도의 미성숙으로 인한 풋내나 과 추출의 흔적이 없어서 좋다.
와인 초보자들이나 중, 장년층에게 제공한다면 익숙함과 향수를 불러 일으킬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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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여포의 꿈 스위트 화이트, 불휘농장 시나브로 화이트, 샤토 미소 스위트 로제

3. 불휘농장, 시나브로 화이트
옅은 레몬컬러의 와인으로 매우 아로마틱한 오프-드라이(Off-Dry) 와인이다. 적당한 단 맛이 있어서 여성이나 와인 초보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 같다. 
모스카토(Moscato) 품종의 선호도가 높은 한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복숭아, 사과, 패션 프루트, 흰 꽃 향이 느껴지며 특히 산도를 잘 살리고 있어서 전체적 균형이 좋다. 
살짝 높은 가격이 걸림돌이 되겠지만 품질은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돼지고기나 닭고기 등의 가벼운 육류를 가벼운 조리법으로 만든 음식과 잘 어울릴 것으로 생각된다.

4. 여포농장, 여포의 꿈 스위트 화이트
레몬 컬러의 와인으로 묵직하면서도 오일리(Oily)한 질감이 특징적인 와인이다.  복숭아 넥타, 후르츠 칵테일, 흰 꽃, 약간의 머스크 향이 느껴진다. 
알코올이 상당히 느껴지고 산도가 약간 아쉬운데 이는 품종 자체의 특징일 것으로 생각된다. 수확시기를 조금 당기거나 산도가 높은 품종을 약간 블랜딩하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다. 
적정 서브 온도는 6도~8도로 이 보다 높아지면 산도가 더욱 느껴지지 않고 알코올이 튈 것이다.

5. 샤토 미소, 스위트 로제
딸기사탕을 연상시키는 예쁜 컬러를 가진 와인이다. 딸기 사탕, 딸기 젤리, 약간의 찐 고구마 향이 느껴지며 부정적이라면 약간의 아세톤 향이 느껴진다. 
끈적이지 않는 높은 수준의 단 맛과 상큼한 산도를 가지고 있지만 알코올이 약간 튀는 것이 아쉽다. 주로 디저트 와인으로 활용하겠지만 메인과 매칭한다면 생선 튀김과 잘 어울릴 것 같다.
디저트 와인의 특성상 하프 바틀이 좋겠지만 가격이 살짝 높다고 여겨질 것 같다. 
일관된 품질을 보여주는 것이 샤토 미소의 최대 장점이라고 생각된다. 평소에도 좋아하는 와인인데 이날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주최측은 영동 와인뿐 아니라 무주, 대부도, 영천 지역 등의 와인을 주제로 계속해서 시음행사를 열 예정이라고 한다. 
단순히 점수를 매기는 시음회에서 벗어나 실제 소비자들에게 판매가 가능할지를 중점적으로 평가하고 함께 생각해 본다는 행사 취지에 필자도 적극 동의한다. 
이러한 의미 있는 첫 걸음이 한국 와인산업 발전에 초석이 되기를 바라며 한국의 와인생산자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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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오형우(Dean Oh) 
[이 게시물은 최고관리자님에 의해 2022-08-05 16:59:02 뉴스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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