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한국 와인 시음회 후기 –영천, 무주와인-

2021.05.09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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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한국 와인 시음회 후기 –영천, 무주와인-

지난 6월 29일 광화문 ‘수불’에서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주최한 제 2회한국 와인 시음회 행사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1회 영동지역 와인에 이어 영천과 무주지역에서 생산된 와인들이 출품되었는데, 영천을 대표하는 품종인 MBA와 무주를 대표하는 품종인 머루로 양조된 와인들 중 엄선된 와인들이 업계 전문가들에게 그 품질을 선보이는 자리였다.

 

1. 영천 와인
영천은 낙동강 지류인 금호강이 영천 시내를 관통하고, 금호강의 지류를 따라 하상 충적토 토양이 펼쳐져 있다. 
전반적으로 배수가 양호하고, 강우량이 상대적으로 적다. 
평균 기온 12.3도, 연간 강수량 1,022mm, 평균습도 66.2%로 와인 생산을 위한 포도 재배에 알맞은 기후를 갖추고 있다. 
주요 포도 품종은 캠밸 얼리, MBA(Muscat Bailey A), 거봉이다. 
특히 영천은 국내 최대의 MBA 품종 재배지로 유명한데 MBA는 일본이 원산인 품종으로 베일리와 머스캇 함부르크를 교배해서 육성한 품종으로 1966년 생식 및 양조 용으로 국내에 도입되었다. 
포도 송이가 큰 편으로 수확량을 조절해 줘야 하며 와인이 되었을 때 머루 색과 비슷한 보라 빛을 띠는 짙은 루비 색을 나타내기 때문에 머루포도 라고도 불린다. 
과실의 당도가 국내 어떤 포도 품종보다도 높은 등 양조 용으로 많은 장점을 지녔으나 추위에 약한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영천군은 포도재배 면적이 2,268헥타르로 전국 재배면적의 14%, 생산량은 41,000톤으로 전국대비 15.8% 차지하여 양적인 측면에서 전국 1위를 자랑한다.
영천군은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와인산업에 126억을 투자해 와인학교 건립, 와인투어 운영, 영천와인 어메니티 등을 구축했다. 
또한 2015년부터 2년간 18억 원을 투자해 와인 테마파트를 조성할 계획이며, 향후에는 200m 길이의 와인터널을 150억의 사업비를 들여 조성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영천와인은 현재 등급제를 진행 중이며 이를 위해 전 지역을 3개의 밸리(Valley)로 나눠서 관리하고 있다. 
와인 등급은 가장 밑에서부터 Table Wine, 영천와인(영천에서 생산된 포도만 사용), K.V.A(영천 포도재배단지 생산포도), 1er Cru(영천지역의 양조용 포도밭으로 한정), Grand Cru(특등급 포도밭 생산 와인)으로 나눈다.
3개의 밸리는 Star Valley, Horse Valley, Mongju Valley로 구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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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 와인의 공동 브랜드 씨엘(Ciel) 


2. 무주 와인
무주는 동북단 소백산면 서사면에 위치하며 충청남북도와 경상남도를 인접하고 있다. 
고랭지역으로 평균해발 고도가 350m에 이른다. 
때문에 일교차가 커서서 12도에 이르며 서늘한 기온을 나타낸다. 
머루재배에 적합한 양토, 사양토가 주요 토양이다. 무주에서는 주로 머루로 와인을 생산한다. 
머루는 보통 산 머루로 알려져 있는 야생머루를 개량한 개량머루를 말한다. 
머루는 당도가 매우 높지만 과육이 아주 작고 손으로 만지면 쉽게 으깨지기 때문에 주로 즙으로 마시거나 잼을 만들어 왔다. 
대한암예방학회의 자료에 따르면 머루는 일반포도에 비해 항암성분인 폴리페놀이 약 2배, 심혈관질환에 효과가 있는 레스베라트롤의 함량이 약 5배에 달한다고 한다. 
현재 무주의 와인 생산농가는 125농가이며 생산 면적은 50헥타르, 생산량은 320톤으로 영동이나 영천과 비교하긴 어려운 수준의 양이다. 
그러나 머루 품종의 잠재력은 필자가 생각하기에 한국 와인을 양조하는 품종 중 최고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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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 와인 동굴



 



이날은 영천과 무주의 5가지 와인을 시음했는데 간단한 시음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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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We 화이트, We 레드, 조흔 레드, 샤또 무주 프리미엄 스위트, 레이디 버그 




1. We, 화이트
거봉으로 양조한 화이트 와인이다. 
향의 강도 자체가 약해서 첫 임팩트를 중시하는 와인 초보자들에게 어필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구체적인 향도 과일 향이라기 보다는 자두 사탕, 또는 덜 익은 자두 향이 느껴진다. 
전체적으로 약간의 풋내도 느껴지며 오픈 직후엔 황 냄새가 있지만 다행히 금세 사라졌다. 
입 안에서도 바디감을 비롯한 전체적인 강도가 묽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고 화이트 와인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산도 면에서 아쉬움이 크다.
단조롭고 피니쉬도 짧은 편이다. 절대적인 가격은 저렴하지만 품질대비는 아쉬운 면이 있는 와인이다. 

2. We 레드
MBA 품종으로 양조한 와인이다. 
보라 빛이 감도는 짙은 루비 컬러, 반짝이는 표면 등 우선 외관상으로 상당히 훌륭하다. 
기본적으로 양조에 사용된 포도의 상태가 좋아 보인다.
오크 숙성에 공을 많이 들여서 서양 와인에 익숙해진 사람들의 입장에서도 호감을 가질 것 같다.
다만 과일 향이 오크에 다소 눌리는 경향이 있다. 
향의 종류가 약간 단조롭지만 붉은 과일, 민트 향이 느껴지며 힘있는 탄닌과 산도의 밸런스가 좋고 피니쉬도 수준급이다. 
신대륙 와인 같은 느낌을 받았다.

3. 조흔 레드
보라 빛의 짙은 루비 컬러, We 레드 와인과 마찬가지로 MBA 품종으로 만들었지만 외관에서도 향에서도 세월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때문에 향의 신선도는 조금 떨어지지만 오크와 과일의 밸런스, 복잡성 면에서 높이 평가하고 싶다. 
오픈 직후에는 약간의 황 냄새가 나지만 금새 사라진다. 
산도 레벨이 좋고 탄닌은 마시기 편하게 숙성되어 익어있다. 
신선함에 치중하는 사람이라면 와인에 이상이 있다고 여길지 모르지만 시간에 따른 변화가 녹아있는 중후한 유럽 스타일의 와인이다. 피니쉬가 약간 짧은 것이 아쉽다.

4. 샤또 무주 프리미엄 스위트
머루로 양조한 와인이다. 
샤또 무주 드라이는 필자가 여러 품평회에 나가거나 주위 사람들에게 한국 와인을 추천할 때 빼 놓지 않는 와인이다.
이날은 드라이가 아닌 스위트 와인을 시음했다. 
품종의 특성상 컬러감이 상당하다. 흡사 말벡 품종을 연상시킬 만큼 집중도가 높다. 
힘있는 탄닌, 가죽, 동물성 향기, 후추 등의 매운 향신료 느낌도 있다. 
향의 강도도 뛰어나서 흡사 조리된 과일을 연상시키고 피니쉬도 수준급이다.
그러나 당도를 받쳐주는 산도가 좋음에도 머루의 탄닌은 당도와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다. 
와인 초심자나 여성 분들에겐 어필 할 수 있을 것 같다.

5. 블라섬 와이너리, 레이디 버그
캠벨 품종으로 만든 와인이다. 캠벨 특유의 향이 매우 솔직하고 직선적으로 표현되었다.
매우 단순하고 쉽게 마실 수 있는 와인이다. 
약간의 Farm Yard 향이 느껴지는데 사람에 따라서 거북함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론 그 점이 단순한 와인에 입체감을 부여하는 것 같다.
탄닌은 거의 느껴지지 않으며 흡사 주스 같은 맛에 피니쉬는 짧다.
와인의 대중화, 실제 업장에서의 판매를 고려하면 가격이나 캐릭터 면에서 상당히 경쟁력이 있는 와인이라고 생각하며 캐쥬얼한 레이블도 인상적이다. 
주최측은 10월경에 한국 와인을 주제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클럽 파티를 계획 중이라고 한다. 
순수한 일반인을 대상으로 어떤 와인들이 어떤 반응을 얻을지 매우 기대되며 힘든 상황에서도 와인을 생산하는 여러 생산자 분들에게 매번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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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오형우(Dean Oh)
[이 게시물은 최고관리자님에 의해 2022-08-05 16:39:44 뉴스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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