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데가 세론 시음회

2021.05.09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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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데가 세론 시음회


지난 3월에 열린 수입사연합시음회 UIV EXPO에서 참으로 재미있는 와인을 만났다. 내추럴와인을 전문으로 수입하는 네이처와인의 와인 중 곧 수입될 예정이라던 와인. 레이블도 무척 인상적이었지만 맛은 더 인상적이었다. 대부분의 내추럴와인이 가지고 있는 꼬리한 향과 높은 산도, 야성적인 느낌이 전혀 느껴지지 않고 일반 와인에서 느낄 수 있는 진득한 맛과 담백하고 차분한 밸런스가 돋보이는 바디감이 기존의 내가 경험해왔던 내추럴와인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이어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그런데 얼마 전 그 와이너리의 와인메이커의 방한 시음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었다.  반가운 마음에 얼른 신청을 하고 바쁜 일정을 쪼개어 달려갔다


스페인 최초의 유기농 와인 인증을 획득한 와이너리 보데가 세론(Bodega Cer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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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데가 세론은 1895년 세론 일가가 비냐 세론의 포도밭을 포함한 땅 전체의 소유권을 사들이면서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인근지역의 수요에 부합하는 평범한 와인을 생산하였으나 점차 수요가 늘어나면서 포도밭을 넓혀나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모나스트렐 한 종류로 시작해서 템프라뇨, 쉬라, 가르나차, 까베르네 쇼비뇽, 메를로, 쁘띠 베르도 등의 레드와인품종과 화이트와인품종인 샤도네이도 재배하기에 이르렀다.  60년에 이르는 세월이 거치면서 포도밭 재배방법 및 수확, 포도의 퀄리티에 대한 노하우가 축적되었다. 세론 일가의 지속적인 연구와 노력을 통해 1990년 초에 스페인 최초로 유기농 와인 인증을 획득하였으며 이와 동시에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을 구현해내었다. 최근 3년내에 20여개의 국제대회에서 수상하면서 전세계에 많은 애호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최근 2세가 가업을 이어받으면서 다이내믹한 젊음의 열정이 더해져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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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밭과 와인양조의 모든 과정에 있어서 인공물질이나 첨가제, 비료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발효의 안정성을 위해 첨가되는 이스트도 전혀 사용하지 않으며 오로지 포도의 과피에 형성된 자연적인 이스트에 의해서만 발효되도록 한다. 기계를 사용하지 않는 손수확을 원칙으로 하며 수확 후 산화방지를 위해 30분이내에 모두 발효조로 옮겨진다. 그들은 토양의 생물학적 기능과 자연의 순환을 보존하고, 보다 건강한 유기농법 시스템과 국제적인 생산방법을 개발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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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보데가 세론 와인시음회는 서래마을에서 신사동으로 이전한 그린테이블에서 진행되었다.


깔끔한 핑거푸드와 함께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시음이 진행되었으며 와인메이커인 Juan José Cerdán은 열정적으로 참석자들과의 대화에 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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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와인은 보데가 세론의 화이트 1종과 레드와인 4종이 서빙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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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모르디미엔또 비앙코(Remordimiento Bianco)는 100% 샤도네이로 만들어진 화이트와인으로 지중해성 기후에서 바이오다이내믹농법으로 재배되었으며 과실의 느낌이 잘 살아있으면서도 깔끔하고 드라이한 느낌이 살아있다오크숙성으로 매끄럽고 부드러운 바디감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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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모르디미엔또 로쏘(Remordimiento Rosso)는 센시벨(Cencibel)이라는 토착품종과 까베르네쇼비뇽쁘띠 베르도가 블랜딩된 레드와인으로 부드러운 탄닌감과 긴 피니쉬가 특징이며 신선하고 영하면서도 구조감이 잘 잡힌 와인이다.


엘 티엠포 큐(El Tiempo Que)는 100% 메를로로 생산되었으며 스테인레스 발효조를 거쳐 프렌치 오크통에서 젖산발효를 거친다부드러운 탄닌과 긴 피니쉬매끄럽고 잘 짜여진 구조감으로 어디서나 쉽게 마실 수 있는 와인이다.


라비아(Rabia)는 쁘띠 베르도 100%로 만들어진 아주 독특한 와인이다라비아는 오직 프리 런 주스(Free-run juice : 압착하지 않고 중력에 의해 흘러내리는 주스)로만 만들어지며 포도겉면에 있는 천연 이스트로만 발효시켜서 만든다. 14개월 프랑스 오크 캐스크에서 발효된다쁘띠 베르도는 본래 단일 품종와인으로 잘 만들지 않으며 이 품종을 위한 단일토양도 찾아보기 어렵다보데가 세론의 독특한 떼루아에 의해 쁘띠 베르도의 독특한 개성과 특성이 잘 드러나도록 만들어져 풀바디한 와인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다풀바디한 단단한 와인답게 디캔팅과 시간이 요구되는 와인이며 한정 생산된다.


수용할만한(acceptable) 와인이 아니라 끌리는(attractive) 와인이어야 한다.


전세계적으로 유기농 와인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내추럴와인시음회와 디너가 자주 열리고 있으며 이에 대한 관심도와 참여도도 높아지고 있다.


심각한 환경오염으로부터 땅을 지켜내려는 와인생산자들에 의해 건강한 토양과 건강한 와인양조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가고 있으며 더 많은 와인생산자들이 보다 더 깨끗하고 건강한 와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그러나 이러한 바이오다이내믹와인과 내추럴 와인에 대한 장벽이라고 한다면 포도재배에서부터 와인양조에 이르기까지 모든 공정을 수작업으로 하기 때문에 많은 양을 생산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과 그래서 가격이 저렴해지기가 어렵다는 것이다또한 발효를 안정적으로 하기 위해 이스트를 첨가하는 것을 배제하기 때문에 발효과정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지기가 힘들어 매년 균질한 와인을 생산하기가 쉽지 않다그래서 국제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것은 이런 어려운 공정에 의해 단지 건강하게 만들어졌다는 이유만으로 수용하고 마셔야 하냐는 것이었다하지만 최근에는 일반 와인과 비교해도 가성비가 뒤지지 않을 만큼 맛있는 와인들이 국내에 많이 선보이기 시작했다우리가 건강을 위해서 약을 먹지 않고 와인을 마시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맛그리고 그로 인해 행복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날 시음회에서 느꼈던 것 역시 일반 와인과 품질과 가격으로 동등하게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와인이라는 것이었다일반 와인에 상응하는 가격이라고 했을 때 이 같은 와인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건강하게 만들어진 와인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앞으로 건강한 토양에서 건강하게 만들어진 와인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생산되어 보다 쉽게 사서 마실 수 있는 환경이 조만간 만들어지기 기대한다. ‘수용하고 마시는 와인이 아니라 매력적인 끌림에 의해 선택되는’ 건강한 와인이 많이 늘어나기를 소망한다그런 와인이 늘어나면 많이 마셔도 머리가 아프지 않다는 이유도 더 많이 마셔서 간이 더 나빠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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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센트 편집부 오지현

[이 게시물은 최고관리자님에 의해 2022-08-05 16:45:49 뉴스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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