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트로켄베렌아우스레제(Trockenbeerenauslese) 2018 빈티지

2021.05.14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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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트로켄베렌아우스레제(Trockenbeerenauslese) 2018 빈티지

 

소테른토카이와 더불어 세계 3대 스위트 와인인 트로켄베렌아우스레제(Trockenbeerenauslese, 이하 TBA)! 이름이 어려워 보이지만 단어를 잘 분석해 보면 간단하게 이해할 수 있다트로켄(Trocken)은 드라이한이라는 뜻인데 여기서는 맛에 있어서 달지 않다는 뜻이 아니라 건조한이라는 의미로 사용된다포도가 귀부병에 걸리면 껍질에 구멍이 생겨서 건포도처럼 말라 오그라든다베렌(Beeren)은 포도알을 의미하는 베레(Beere)의 복수형이다아우스레제(Auslese)는 선별수확이라는 의미를 갖는다독일와인 등급에 있어서 아우스레제는 농익은 포도(송이중에서 질 좋은 것을 선별하여 만든 와인이다따라서 TBA란 귀부병에 걸려 수축된 포도알들을 선별수확하여 만든 와인이라는 뜻을 갖게 된다. TBA를 위한 포도는 당연히 손으로 수확할 수 밖에 없으며, TBA 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알코올 도수가 최소 5.5% 이상 되어야 하고포도즙의 당도는 150도 왹슬레(Öchsle) 이상을 가져야 한다. 1 리터의 포도즙(Traubenmost) 무게가 영상 20도의 온도에서 1 리터의 물보다 1g 더 무거울 경우는 1도 왹슬레라고 정의한다포도가 잘 익을수록 당분이 많으며 포도즙의 무게가 그만큼 더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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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저널리스트이면서 사진작가인 독일의 랄프 카이저(Ralf Kaiser)가 금년 10 22일 클레멘스 부쉬(Clemens Busch)가 소유하고 있는 포도밭 퓐더리허 마리엔부르크(Pündericher Marienburg)의 두 개의 오래된 포도나무에서 수확한 다양한 숙성상태의 포도알 12개를 찍은 사진>

 

 

독일에서의 금년 TBA 수확이 좋다고 며칠 전 독일와인협회(DWI)가 보도했다귀부병에 걸린 포도알들이 건강한 상태이고 포도즙의 당도가 200도 왹슬레를 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독일와인협회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약 80개의 와인생산자가 금년에 TBA를 생산한다고 한다독일와인협회가 제공한 금년 TBA 생산자의 리스트를 보면 모젤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포도품종으로는 리슬링이 절대적으로 많으며 슈페트부르군더(Spätburgunder = 피노 누아)와 쇼이레베(Scheurebe)로도 TBA가 생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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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부병에 걸린 포도알의 모습필자가 금년 10월에 헝가리의 토카이에서 찍은 사진>

 

 

TBA 생산을 위한 포도알의 수확은 하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여러 날에 걸쳐서 이루어진다각 생산자 별로 생산량이 50~200리터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생산량이 적다. TBA의 특별한 점은 자연적인 당도가 아주 높지만 산도가 뒷받침되어 단맛이 불쾌하지 않다는 것에 있다알코올 도수가 보통의 경우 7% 정도에 불과해서 남유럽의 스위트 와인과 다르다디저트에 잘 어울리며 곰팡이 치즈와도 훌륭한 매칭을 이룬다아페리티프로도 적당하고아주 특별한 파티에 마시기에도 적당하다.

 

6년 전 비엔나에서 열린 와인박람회 VieVinum에서 오스트리아와인협회(ÖWM)의 빌리 클링어(Willi Klinger) 회장은 프랑스의 소테른헝가리의 토카이독일과 오스트리아의 TBA에 대한 세미나를 주최하면서 앞으로 이러한 와인들의 품질 경쟁을 위한 블라인드 테이스팅 행사를 기획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아직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아주 흥미로운 테마임에 분명하다.

 

무라카미 류의 단편집 <와인 한 잔의 진실>에는 로버트 바일(Robert Weil)이 생산한 TBA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이 에세이에서 화자인 한 여성은 함께 TBA를 마신 남성이 한 말을 다음과 같이 회상한다.

세상에서 보석에 비유할 수 있는 와인이 있다면 이 와인은 틀림없이 그 중 하나일 거야.“

우리는 죽음의 세계를 몰라그래서 대신 죽음의 감미로움을 상상해 보는 거야이 와인은 그런 맛이 나죽음의 세계의 맛이.“

 

그리고 화자인 여성은 로버트 바일의 TBA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상한 색의 와인이라고 생각했다그런 색을 그때까지 나는 본 적이 없었다내 혀의 어딘가에 그 와인이 남아 있다그것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 와인을 내 인생의 표준으로 삼을 수는 없었다어떡하든 꼭 한 번만 더 마셔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그 와인을 한 번 더 마시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니까그 와인이 상징하는 것응축된 시간자신을 허락해도 좋다는 느낌그것이 지금의 내게는 없다트로켄베렌아우스레제 이외의 것이 모두 공허하다는 건 아니다그 와인을 마시면 인생이 충실해진다는 것도 아니다단지 나는 그 한 번의 경험으로 절대적인 것에 접촉해 버린 것이다.“

 

WRITTEN BY 박찬준 (Chan Jun Park)

Wine Writer / Consultant

University Lecturer (Kyung Hee University, Catholic University of Pusan)

Asia Director of Asia Wine Tr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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